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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 공고 선생 지헌구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은 흔히 ‘문제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돈과 성적, 그리고 사회적 편견이 얽히면서 이들에 대한 이해는 더욱 어려워진다. 하지만 이 책 『공고 선생 지헌구』는 그 이면에 숨겨진 현실과 교사들의 고군분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2010년 3학년 담임이었던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과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공고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과 학교 시스템의 한계를 깊이 들여다본다.





공고 학생들이 겪는 현실


공고 학생들은 대부분 자발적으로 학교에 온 경우가 드물다. 부모의 부재나 가정환경의 어려움이 공통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성적과 취업이라는 두 가지 큰 압박 속에서 살아간다. 특히 학교는 취업률 7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편법적인 수단을 동원하기도 한다. 학생들을 압박하고, 부모를 설득하며, 수업 시간에 깜지를 쓰게 하는 등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큰 부담을 준다.


이러한 상황은 학교가 ‘취업률’이라는 수치에 지나치게 매달리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취업률이 평가 기준이 되면서, 학생 개개인의 희망이나 적성은 뒷전이 된다. 대입을 희망하는 학생들조차 공장 취업으로 밀려나는 현실은 공고 교육의 근본적인 한계를 보여준다.


교사들의 역할과 한계


저자는 1교사 3회사 시스템을 소개한다. 교사 한 명이 여러 회사와 학생을 연결하며, 학생이 괜찮아 보이는 회사에 들어가도록 승낙서를 받아오는 방식이다. 11월부터는 순회 지도를 통해 학생들의 일터를 방문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인원 부족과 시간 부족이 큰 장애물이다.


산학협력부가 있지만, 공고 학생들은 방과 후 수업을 싫어한다. 기초 학력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방과 후 수업은 나머지 공부를 의미하지만,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은 이를 부담으로 느낀다. 방학 기간의 공백은 학생들의 학습 리셋으로 이어져, 학업 연속성 유지가 어렵다.


학생과 가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


공고 학생들은 자신의 가정 상황을 숨기려 한다. 교사들이 무리하게 질문을 던져 학생의 사생활을 파헤치려 하는 것은 오히려 신뢰를 깨뜨린다. 대신 학생과 부모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부모가 집에 있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 부모의 직업과 생활 패턴 등을 자연스럽게 묻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학생들이 숨기려 하는 부분을 강제로 드러내려 하면 관계가 악화된다.


자존감과 동기 부여


공고 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자존감 하락이다. 학교와 사회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히면서 자신감을 잃는다. 저자는 헬스부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와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추억을 쌓게 한다. 이는 학생들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학생들을 미리 포섭해 공고 미달을 막으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중학교에서 학생 면담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근본적인 혁신에 장애가 된다. 다문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


공고 교육의 구조적 문제


취업률 목표가 학교 평가의 핵심이 되면서, 공고 교육은 취업 ‘생산’에 집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영업’의 외주화와 전문화라는 현실과 마주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을 공장에 ‘판매’하는 역할을 강요받는다.


성적 인플레이션 문제도 심각하다. 공고 내신 순위가 대기업 취업 기회를 좌우하지만, 이로 인해 경쟁이 극단적으로 심해진다. 또한, 특성화고 학생들 중에는 시력 저하 등 건강 문제를 겪는 경우도 많다. 안경을 맞출 돈이 없어 수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도 있다.


수업 중 ‘패스’ 제도는 학생들이 어려운 과목을 일시적으로 넘길 수 있게 해준다. 이 제도는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학습 의욕을 유지하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문화 학생과 변화하는 공고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점차 증가하면서, 공고 교육도 변화가 필요하다.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들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요구된다. 저자는 헬스부 활동과 같은 비공식적 소통 채널이 다문화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교사 부족과 현장 방문의 어려움


교사 인원 부족은 공고 교육의 큰 문제다. 학생들의 취업처를 찾고, 중학교와 연계하며, 현장 방문을 하는 일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교사 수가 부족해 이 모든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이 문제는 교육 활동과 학생 지원의 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글쓰기와 같은 교과에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는 교사의 세심한 지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표현 변화 캠페인과 팟캐스트 제안


저자는 공고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표현 변화 캠페인과 팟캐스트 제작을 제안한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편견을 줄이고, 학생들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공고 학생들은 단순히 ‘문제아’가 아니다. 그들은 복잡한 가정 환경과 사회적 압박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 애쓰는 청소년들이다. 『공고 선생 지헌구』는 이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교사와 학교가 어떻게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만든다.


우리 사회가 공고 학생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고, 그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이 책이 작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다음 단계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열린 대화와 실질적인 지원 정책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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